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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사무실 따위는 필요없어)

glqdlt 2025. 9. 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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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 제이슨 프리드 & 데이빗 하이네마이어 한슨

집 또는 사무실이 아닌 어디서나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이 원격근무를 할 때 맞닥뜨리는 도전과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장점들, 더 많은 회사들이 원격근무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와 도입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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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리차드 브랜슨의 말을 빌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삼십 년 후 사람들은 발전된 기술 덕분에 옛날에 사무실이란 것이 왜 존재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 리차드 브랜슨, 버진 그룹 창업자

이 책의 주제는 제목 처럼 "원격근무, remote " 를 다루는 책이지만, 원격근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관점을 뒤집어 사무실 근무가 필요한 이유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사무실 근무의 단점을 짚으며 원격근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관점 전환을 좋아한다. 

책에서 기억에 남았던 대목은 "사무실 근무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흔히 거론되는 보안 문제에 관한 부분이다. 사무실 근무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직원들이 내부 통제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할 경우 데이터 유출 같은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사무실에서 출근해서 감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논리에 반박하는 데, 불신의 대상이 되는 직원들은 이미 까다로운 면접과 다양한 테스트를 통과해 어렵게 채용한 인재들인데, 정작 뽑아놓고는 불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모순이라며 꼬집는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애초에 의심스러운 사람이라면 뽑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사무실 안이든 밖이든 사고칠 사람은 어차피 사고친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다. 이런 식으로 상대 논리를 인용한 뒤 시각을 뒤집어 반박하는 저자의 화법은 책 전반에서 자주 활용된다.

몇몇 내용은 국내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직장인 입장에서 가볍게 읽을 때는 흥미롭게 넘길 수 있지만, 예비 창업자의 관점에서 읽으면 여러 가지 고민거리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일하기"라는 챕터에서는 노트북 분실이나 계정 유출 문제를 언급한다. 저자는 OTP 같은 이중 보안 장치를 활용하면 분실 시에도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중요한 정보라면 권한을 세밀하게 나누어 관리하면 된다고도 주장을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누가 외부에서 근무할 수 있고, 누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이어질 것이고, 외부에 근무할 수 없는 핵심 인력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며, 어느 레벨까지를 핵심 인력으로 보아야하는가?도 따져볼 일이다. 말이 나와서 생각을 해보자, 저자처럼 관점을 틀어보겟다. 애초에 노마드 워킹이 가능한 인력은 결국 "easy go, easy come"이라는 말처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일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도 있지 않을까?

책을 덮고 난 뒤, 창업을 꿈꾸는 나에게는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그저 가볍게 읽을 책이라 생각했는데, 놀러 갔다가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져 돌아온 느낌이다.